Art Daegu 2008 Special Exhibition 1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아트대구 2008 특별전 1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
강우문 / 김종복 / 권정호 / 정점식 / 신석필 / 김호득 / 이영륭 / 오병욱 / 김구림 / 전선택 / 유병수 / 김창영 / 이목을 / 이명미 /
이상봉 / 최기득 / 권여현 / 황호섭 / 주태석 / 박희제 / 이장우 / 송중덕 / 김일환 / 류재한 / 윤시영 / 황용진 / 이원희 / 이동철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에서는 이명미, 황호섭 등 현재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연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형식상 연고 작가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작가들의 작품으로 단순한 지역적 경계를 넘어 한국현대미술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Kang Woo-Moon / Kim Jong-Bok / Kwon, Jung-Ho / Jung Jeum-Sik / Shin Suk-Pil / Kim Ho-Deuk / Lee Young-Ryung / Oh Byoung-Wook / Kim Ku-Rim / Jeon Seon-Taek / Yu Byung-Su / Kim Chang-Young / Lee Mok-Ul / Lee Myung-Mi / Lee Sang-Bong / Choi Ki-Deuk / Kwon Yeo-Hyun / Hwang Ho-Sub / Ju Tae-Seok / Park Hee-Jae / Lee Jang-Woo / Song Jung-Duk / Kim Lil-Hwan / Lyu Jae-Ha / Yoon Si-Young / Hwang Yong-Jin / Lee Won-Hee / Lee Dong-Chul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is an exhibition focused on local artists working internationally. We are pleased to introduce invited lots of local artists including Myung-Mi Lee and Ho-Sub Hwang to show their various art works. Although said to be local artists, they're already leading figures of Korean modern art. It's and excellent chance to look into aspects of Korean modern art regardless of regional borders.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
글: 고충환 / 미술평론
건강한 미술시장의 육성과 정착을 바탕으로 세계화를 지향하는 <아트 대구>가 예년에 이어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그 특별전 형식으로 열린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전에서는 현재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연고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한다. 형식상 연고 작가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작가들의 작품으로 단순한 지역적 경계를 넘어 한국현대미술의 단면을 엿보게 하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풍경의 원형
기획된 작가들 가운데 김종복(산), 강우문(산), 오병욱(바다), 황용진(풍경)은 자연과 풍경의 원형으로 부를 만한 형식의 다양한 지점들을 보여준다.
김종복과 강우문의 산 그림이 인상주의에 바탕을 둔 풍경화의 재해석을 꾀한 경우라면, 바다를 소재로 한 오병욱의 그림은 청색의 풍부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흡사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을 보는 것 같은 정적이고 심의적이고 관조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그런가하면 풍경을 소재로 한 황용진의 그림에선 시간이 멈춰선 비현실적인 장소와 대면하는 듯한 정적이고 아득하고 목가적인 명상의 계기가 느껴진다. 이와 함께 박제화된 풍경을 배경으로 해서 자동차와 같은 동시대적인 아이콘을 중첩시킨 근작에서는 풍경과 시간이 하나의 결로 짜여진 문명화된 풍경이나 인문학적 풍경의 지평을 열어 놓고 있다.
극사실주의
주태석(숲), 이목을(정물)은 극사실주의의 제 경향으로 범주화할 만한 일련의 그림들을 내놓고 있다.
현재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 극사실주의 회화는 비록 그 양상에 있어서 다소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원래 1970년대 말의 대표적인 한 경향이었다. 주로 특정의 소재에 내재된 물성(물질적 성질)을 극대화하는 것에 그 초점이 맞춰진 그 경향은 당시 국내화단의 단색회화나 연이은 1980년대의 현실주의 미술과 구별될 뿐만 아니라, 팝아트의 연장선에 있는 서구의 제 경향과도 다른 개성적 면모를 견지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테면 기찻길을 소재로 한 그림에서 대상을 근접 촬영한 사진의 시점에 연유한 사물의 즉물적 현전성을 극대화하는 식이다(주태석). 이와 함께 주태석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내재적 변화를 보이며 현재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자연 이미지> 연작으로써 자연과 이미지 즉 실제의 자연과 관념적 자연을 대비시키고 있는데, 이로부터 자연에 대한 재해석과 더불어 그 변용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기타 형상미술의 경향들
김구림(사진과 페인팅의 결합), 송중덕(초현실주의), 권여현(패러디)은 형상미술을 다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구자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김구림은 근작에서 각종 인쇄매체로부터 차용해온 사진 이미지와 그 위에 덧그려진 페인팅을 통해 탈맥락과 재맥락화의 과정을 실천한다. 그리고 이질적인 것들이 자유자재하게 결합되고 어우러진 송중덕의 그림은 자유연상기법과 함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비전을 열어 보인다.
또한 권여현은 차용 특히 자기차용의 사례를 보여준다. 조선시대 풍속화나 서양미술사 그리고 자신과 주변 인물들을 차용한 이미지나 연출사진 위에다가 드로잉과 페인팅을 중첩시키는데, 그 과정이나 방법이 이미지의 생산보다는 이미지의 소비에 맞춰진 동시대의 이미지의 존재방식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로부터 자기정체성이란 것이 사실은 온갖 이질적이고 타자적인 요소들의 우연하고 무분별한 집합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하는 상호영향사에 대한 논평이 읽혀진다.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 경향성
유병수(콜라주), 권정호(변형된 서체와 사회학적 의미의 결합), 정점식, 이명미, 황호섭, 최기득, 이영륭은 서정추상미술의 제 경향을 대변한다.
특히 현란한 색채대비효과와 리드미컬한 드로잉이 어우러진 이명미의 화면은 팝아트의 추상화 버전을 연상시키며, 이로써 내재적 운율과 음률이 느껴진다. 그리고 정점식의 화면에선 소재의 물성이 두드러져 보이며, 이로부터 관조적인 인상이 감지된다. 그런가하면 황호섭은 물감 흩뿌리기를 통해 비정형의 미세 얼룩들이 중첩된 화면을 조성하는데, 이로써 밤하늘의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우주적 비전을 열어 보이며, 최기득의 그림에선 전형적인 기하추상화 경향의 색면 구성이 두드러져 보인다.
수묵의 본성
김호득의 먹그림은 호방하고 관조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이로써 수묵의 본성을 추구하는 한편 그 현대적 변용을 꾀한다.
이를테면 폭포나 계곡의 자연을 소재로 한 김호득의 그림에선 감각적 형상을 몇 안 되는 중첩된 필획으로 환원하려는 의지가 읽혀지고, 이것이 마침내 근작에 와서는 최소한의 점으로만 축조되고 있다. 사물과 사물 사이, 형태와 형태 사이, 대기와 대기 사이에 천착한 그림들이 붙잡을 수도 정형화할 수도 없는 자연에 내재된 암시적인 성질을 드러낸다.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이 긴밀하게 교직돼 있는 그림들에서 자연의 틈과 여백에 대한 인식이 느껴지며, 이로부터 호흡과 기가 생생하게 전해져온다. 이 일련의 그림들은 말하자면 직관과 응축된 에너지의 즉흥적 발현에 의해 견인된 것이다.
기타 형식의 다양한 지점들
그 밖에도 신석필(색면 구성과 어우러진 반추상화 된 풍경), 전선택(반추상화 된 풍경과 형상), 이상봉, 류재하, 김일환, 박희제, 이장우 등의 작가들이 다양한 형식의 지점들을 예시해준다.
작가들 가운데 이상봉의 그림은 전통적인 상형문자나 표의문자의 조형적 재해석에 연유한 것으로서, 고대의 암각화나 청동 재질의 발굴된 부장품을 보는 듯한 고답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그런가하면 류재하는 이 전시에 초대된 유일한 영상작가로서, 일상으로부터 차용하거나 작가가 직접 제작한 가구 등의 오브제와 더불어 영상작업이 내장된 모니터를 결합시키고 있다. 여기서 조형물의 일부로 차용된 영상은 과거나 미래에로의 시간여행을 위한 관문과도 같은 것이다. 이로써 전통과 현대가 만나고, 아날로그적인 형식요소와 디지털적인 형식요소가 어우러지는 경계에 대한 인식이 느껴진다.
대구화단은 전통적으로 형상미술의 강세를 보일 뿐만 아니라, 추상미술과 관련해서도 한국현대미술의 사실상의 창구 역할을 했으며, 특히 일본의 모노파와의 교류는 추후에 그 성과가 역으로 서울화단에까지 미치는 산파 역할을 했었다. 그런가하면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지속된 <대구현대미술제>는 이후 연이은 각 지역 현대미술제의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구화단은 형상미술 중 특히 일련의 풍경화 양식은 물론이거니와, 현대미술과 관련해서도 한국현대미술의 아방가르드 즉 전진기지로 부를만한 풍부한 자산과 토양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근래에 와서 다소 그 열기가 수그러든 감이 없잖아 아쉬운데, 차후 세계 현대미술과 그 시차와 성과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이 과제로 남겨져있다. 본 행사는 장기적으론 그 구체적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실현하는 것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By Kho, Chung-Hwan (Art critic)
ART DAEGU, pursuing globalization based on the development and establishment of a healthy art market, is held for the second year.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a special exhibition, exhibits works by regional artists who have grown up in the Daegu and Gyeong-buk area, but are in process of expanding their careers to the rest of the world as well as across the nation. However, in actuality, the works done by established, senior artists are perhaps more noteworthy for the viewer to get a good glimpse of a larger chapter in Korean Contemporary Art beyond a mere regional border.
The Archetype of Nature and Landscape
Among the selected artists, Kim Jong-bok (Mountain), Kang Woo-mun (Mountain), Oh Byeong-wook (Sea), and Hwang Yong-jin (Landscape), reveal diverse engagements with forms that can be seen as the archetype of nature and landscape. The paintings of mountains by Kim Jong-bok and Kang Woo-mun attempt to reinterpret landscape paintings based on Impressionism, while the paintings featuring the sea by Oh Byeong-wook reveal an enriched spectrum of blue color and yield a sensation of tranquility and profound contemplation, as if being absorbed in an unfathomable abyss. In the paintings of landscapes by Hwang Yong-jin, there seems to be an invitation toward serene, rustic, and vague memories, as if facing an unrealistic, timeless space. In addition, the later works, overlaying contemporary icons, such as automobiles, with a background of a frame-worked landscape, have expanded the boundary of civilized or humanistic landscapes, where the scenery and sense of time have been fully intertwined.
Hyper-realism
Ju Tae-seok (Forest) and Lee Mok-eul (Still-life) introduce paintings that can be categorized into various kinds of Hyper- realism. The Hyper-realism paintings, mostly apparent among younger artists, were a representative trend in the late 1970s, despite some differences between the works. The trend, having focused on the modernization of materialistic features inherent in specific matter, was noticeably distinguished from both Monochrome, the subsequent Realism of 1980s, as well as from all other trends from the West that were in line with Pop-art. For instance, Ju's paintings, featuring railways, maximized the literal presence of objects from the perspective of short-distance photography. In addition, Ju has compared nature vs. image, or actual nature vs. ideal nature, in the series, Natural Image, since the mid 1980s.
The Trends of Figurative Art
Kim Gu-rim (A mix of photography and painting), Song Jung-deok (Surrealism), and Kwon Yeo-hyun (Parody) all stretch the limits of figurative art. Kim, a pioneer of Korean avant-garde art, practices the process of post-context and re-contextualization through paintings on found photographic images out of varied print media. Song, combining heterogeneous elements at his own will, draws the viewer's attention to illusionistic and unrealistic visions, as if dreaming with free association. In addition, Kwon shows examples of self-appropriation among other various appropriations. He overlaps drawings and paintings on found images or photos that depict himself, close friends, or figures of Joseon Dynasty genre paintings or from Western art history, focusing on the style of contemporary images that are geared towards consumption rather than the production process of the images themselves. Therefore, Kwon's work illuminates the fact that identities are, in actuality, none other than precarious and indiscreet integrations of heterogeneous elements of otherness.
The Trend of Informel and Abstract Expressionism
Yoo Byeong-nyeo (Collage), Kwon Jeong-ho (A mix of calligraphic transformation and social aspects), Jeong Jeom-shik, Lee Myeong-mi, Hwang Ho-seop, Choi Gi-deuk, and Lee Young-ryung are all representative artists of Lyric abstract painting. To begin with, Lee Myeong-mi's canvas, fusing flamboyant color contrast and rhythmical drawings, reminds the viewer of an abstract version of Pop art, accompanied by internal rhymes and rhythmic tones. Jeong Jeom-shik's paintings are noticeable for their complex interplay of materiality, offering a contemplative ambience. Hwang, using a method of dripping paint on canvas, visualizes cosmic visions associated with galaxies of the night sky, while Choi's paintings are remarkable for their composition of color surfaces invested with typical geometric abstract paintings.
The Inherent Characteristics of Ink Painting
Kim Ho-deuk, expressing open-minded and contemplative impressions, makes an attempt at contemporary variation along with a persistent exploration of the inherent characteristics of ink painting. For instance, mainly depicting scenes of nature like waterfalls or valleys, Kim shows his willingness to return to sensational forms composed of a few multi-layered brush strokes, eventually leading to a very minimal number of marks in his latest works. Due to the incessant trials of drawing attention to the interplay between objects, forms, and air, they reveal suggestive traits underlying nature, which are extremely hard to catch and embody. From paintings intensely woven with the duet between the painted and the unpainted, the inherent emptiness of nature is felt, along with a vibrant and energetic sense of breathing. The series of paintings are, so to speak, depicted by intuition and improvisation, exuding a sense of suppressed energy.
The Varied Aspects of Other Forms
In addition to this, Shin Seok-pil (Half-abstracted landscape in harmony with colored surfaces), Jeon Seon-taek (Half-abstracted landscape and forms), Lee Sang-bong, Ryu Jae-ha, Kim Il-hwan, Park Hee-jei, and Lee Jang-woo suggest other varied aspects of forms. Lee Sang bong's paintings, reinterpreting the formal aspects of traditional pictographs or ideographs, generates the archaic atmosphere found in ancient bronze relics or rock paintings. Ryu Jae-ha, as the only video artist in this exhibition, combines monitors showing his video works with found objects or hand-made furniture. The found video images, as a part of a sculptural work, serve as a gate for time travel to the past or the future. For this reason, Ryu materializes his recognition of borders in which both tradition and the present meet and the analogue and the digital become mixed together.
The art circle around Daegu has traditionally shown a strong affinity for figurative art and also played a role as a window into Korean contemporary art in relation to Abstract art, especially influencing Seoul-based artists through a connection with the Monoha school in Japan. The Deagu Contemporary Art Festival, held from 1974 to 1979, worked subsequently as an example for other regional contemporary art events. In addition to the relationship to Landscape painting in representational art, Daegu-based artists have abundant resources that can be called an outpost for the avant-garde in Korean contemporary art. Considering these possibilities, the recent decrease in enthusiasm feels quite disagreeable and we need to come up with some effective suggestions, in order to narrow certain time differences and share the fruits of worldly contemporary art. Hopefully, ART DAEGU 2008 can generate some realistic plans and solutions and help effectively put them into practice.
Art Daegu 2008 Special Exhibition 1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아트대구 2008 특별전 1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
강우문 / 김종복 / 권정호 / 정점식 / 신석필 / 김호득 / 이영륭 / 오병욱 / 김구림 / 전선택 / 유병수 / 김창영 / 이목을 / 이명미 /
이상봉 / 최기득 / 권여현 / 황호섭 / 주태석 / 박희제 / 이장우 / 송중덕 / 김일환 / 류재한 / 윤시영 / 황용진 / 이원희 / 이동철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에서는 이명미, 황호섭 등 현재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연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형식상 연고 작가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작가들의 작품으로 단순한 지역적 경계를 넘어 한국현대미술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Kang Woo-Moon / Kim Jong-Bok / Kwon, Jung-Ho / Jung Jeum-Sik / Shin Suk-Pil / Kim Ho-Deuk / Lee Young-Ryung / Oh Byoung-Wook / Kim Ku-Rim / Jeon Seon-Taek / Yu Byung-Su / Kim Chang-Young / Lee Mok-Ul / Lee Myung-Mi / Lee Sang-Bong / Choi Ki-Deuk / Kwon Yeo-Hyun / Hwang Ho-Sub / Ju Tae-Seok / Park Hee-Jae / Lee Jang-Woo / Song Jung-Duk / Kim Lil-Hwan / Lyu Jae-Ha / Yoon Si-Young / Hwang Yong-Jin / Lee Won-Hee / Lee Dong-Chul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is an exhibition focused on local artists working internationally. We are pleased to introduce invited lots of local artists including Myung-Mi Lee and Ho-Sub Hwang to show their various art works. Although said to be local artists, they're already leading figures of Korean modern art. It's and excellent chance to look into aspects of Korean modern art regardless of regional borders.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
글: 고충환 / 미술평론
건강한 미술시장의 육성과 정착을 바탕으로 세계화를 지향하는 <아트 대구>가 예년에 이어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그 특별전 형식으로 열린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전에서는 현재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연고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한다. 형식상 연고 작가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작가들의 작품으로 단순한 지역적 경계를 넘어 한국현대미술의 단면을 엿보게 하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풍경의 원형
기획된 작가들 가운데 김종복(산), 강우문(산), 오병욱(바다), 황용진(풍경)은 자연과 풍경의 원형으로 부를 만한 형식의 다양한 지점들을 보여준다.
김종복과 강우문의 산 그림이 인상주의에 바탕을 둔 풍경화의 재해석을 꾀한 경우라면, 바다를 소재로 한 오병욱의 그림은 청색의 풍부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흡사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을 보는 것 같은 정적이고 심의적이고 관조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그런가하면 풍경을 소재로 한 황용진의 그림에선 시간이 멈춰선 비현실적인 장소와 대면하는 듯한 정적이고 아득하고 목가적인 명상의 계기가 느껴진다. 이와 함께 박제화된 풍경을 배경으로 해서 자동차와 같은 동시대적인 아이콘을 중첩시킨 근작에서는 풍경과 시간이 하나의 결로 짜여진 문명화된 풍경이나 인문학적 풍경의 지평을 열어 놓고 있다.
극사실주의
주태석(숲), 이목을(정물)은 극사실주의의 제 경향으로 범주화할 만한 일련의 그림들을 내놓고 있다.
현재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 극사실주의 회화는 비록 그 양상에 있어서 다소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원래 1970년대 말의 대표적인 한 경향이었다. 주로 특정의 소재에 내재된 물성(물질적 성질)을 극대화하는 것에 그 초점이 맞춰진 그 경향은 당시 국내화단의 단색회화나 연이은 1980년대의 현실주의 미술과 구별될 뿐만 아니라, 팝아트의 연장선에 있는 서구의 제 경향과도 다른 개성적 면모를 견지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테면 기찻길을 소재로 한 그림에서 대상을 근접 촬영한 사진의 시점에 연유한 사물의 즉물적 현전성을 극대화하는 식이다(주태석). 이와 함께 주태석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내재적 변화를 보이며 현재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자연 이미지> 연작으로써 자연과 이미지 즉 실제의 자연과 관념적 자연을 대비시키고 있는데, 이로부터 자연에 대한 재해석과 더불어 그 변용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기타 형상미술의 경향들
김구림(사진과 페인팅의 결합), 송중덕(초현실주의), 권여현(패러디)은 형상미술을 다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구자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김구림은 근작에서 각종 인쇄매체로부터 차용해온 사진 이미지와 그 위에 덧그려진 페인팅을 통해 탈맥락과 재맥락화의 과정을 실천한다. 그리고 이질적인 것들이 자유자재하게 결합되고 어우러진 송중덕의 그림은 자유연상기법과 함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비전을 열어 보인다.
또한 권여현은 차용 특히 자기차용의 사례를 보여준다. 조선시대 풍속화나 서양미술사 그리고 자신과 주변 인물들을 차용한 이미지나 연출사진 위에다가 드로잉과 페인팅을 중첩시키는데, 그 과정이나 방법이 이미지의 생산보다는 이미지의 소비에 맞춰진 동시대의 이미지의 존재방식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로부터 자기정체성이란 것이 사실은 온갖 이질적이고 타자적인 요소들의 우연하고 무분별한 집합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하는 상호영향사에 대한 논평이 읽혀진다.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 경향성
유병수(콜라주), 권정호(변형된 서체와 사회학적 의미의 결합), 정점식, 이명미, 황호섭, 최기득, 이영륭은 서정추상미술의 제 경향을 대변한다.
특히 현란한 색채대비효과와 리드미컬한 드로잉이 어우러진 이명미의 화면은 팝아트의 추상화 버전을 연상시키며, 이로써 내재적 운율과 음률이 느껴진다. 그리고 정점식의 화면에선 소재의 물성이 두드러져 보이며, 이로부터 관조적인 인상이 감지된다. 그런가하면 황호섭은 물감 흩뿌리기를 통해 비정형의 미세 얼룩들이 중첩된 화면을 조성하는데, 이로써 밤하늘의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우주적 비전을 열어 보이며, 최기득의 그림에선 전형적인 기하추상화 경향의 색면 구성이 두드러져 보인다.
수묵의 본성
김호득의 먹그림은 호방하고 관조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이로써 수묵의 본성을 추구하는 한편 그 현대적 변용을 꾀한다.
이를테면 폭포나 계곡의 자연을 소재로 한 김호득의 그림에선 감각적 형상을 몇 안 되는 중첩된 필획으로 환원하려는 의지가 읽혀지고, 이것이 마침내 근작에 와서는 최소한의 점으로만 축조되고 있다. 사물과 사물 사이, 형태와 형태 사이, 대기와 대기 사이에 천착한 그림들이 붙잡을 수도 정형화할 수도 없는 자연에 내재된 암시적인 성질을 드러낸다.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이 긴밀하게 교직돼 있는 그림들에서 자연의 틈과 여백에 대한 인식이 느껴지며, 이로부터 호흡과 기가 생생하게 전해져온다. 이 일련의 그림들은 말하자면 직관과 응축된 에너지의 즉흥적 발현에 의해 견인된 것이다.
기타 형식의 다양한 지점들
그 밖에도 신석필(색면 구성과 어우러진 반추상화 된 풍경), 전선택(반추상화 된 풍경과 형상), 이상봉, 류재하, 김일환, 박희제, 이장우 등의 작가들이 다양한 형식의 지점들을 예시해준다.
작가들 가운데 이상봉의 그림은 전통적인 상형문자나 표의문자의 조형적 재해석에 연유한 것으로서, 고대의 암각화나 청동 재질의 발굴된 부장품을 보는 듯한 고답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그런가하면 류재하는 이 전시에 초대된 유일한 영상작가로서, 일상으로부터 차용하거나 작가가 직접 제작한 가구 등의 오브제와 더불어 영상작업이 내장된 모니터를 결합시키고 있다. 여기서 조형물의 일부로 차용된 영상은 과거나 미래에로의 시간여행을 위한 관문과도 같은 것이다. 이로써 전통과 현대가 만나고, 아날로그적인 형식요소와 디지털적인 형식요소가 어우러지는 경계에 대한 인식이 느껴진다.
대구화단은 전통적으로 형상미술의 강세를 보일 뿐만 아니라, 추상미술과 관련해서도 한국현대미술의 사실상의 창구 역할을 했으며, 특히 일본의 모노파와의 교류는 추후에 그 성과가 역으로 서울화단에까지 미치는 산파 역할을 했었다. 그런가하면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지속된 <대구현대미술제>는 이후 연이은 각 지역 현대미술제의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구화단은 형상미술 중 특히 일련의 풍경화 양식은 물론이거니와, 현대미술과 관련해서도 한국현대미술의 아방가르드 즉 전진기지로 부를만한 풍부한 자산과 토양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근래에 와서 다소 그 열기가 수그러든 감이 없잖아 아쉬운데, 차후 세계 현대미술과 그 시차와 성과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이 과제로 남겨져있다. 본 행사는 장기적으론 그 구체적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실현하는 것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By Kho, Chung-Hwan (Art critic)
ART DAEGU, pursuing globalization based on the development and establishment of a healthy art market, is held for the second year. The Shifts and Creas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a special exhibition, exhibits works by regional artists who have grown up in the Daegu and Gyeong-buk area, but are in process of expanding their careers to the rest of the world as well as across the nation. However, in actuality, the works done by established, senior artists are perhaps more noteworthy for the viewer to get a good glimpse of a larger chapter in Korean Contemporary Art beyond a mere regional border.
The Archetype of Nature and Landscape
Among the selected artists, Kim Jong-bok (Mountain), Kang Woo-mun (Mountain), Oh Byeong-wook (Sea), and Hwang Yong-jin (Landscape), reveal diverse engagements with forms that can be seen as the archetype of nature and landscape. The paintings of mountains by Kim Jong-bok and Kang Woo-mun attempt to reinterpret landscape paintings based on Impressionism, while the paintings featuring the sea by Oh Byeong-wook reveal an enriched spectrum of blue color and yield a sensation of tranquility and profound contemplation, as if being absorbed in an unfathomable abyss. In the paintings of landscapes by Hwang Yong-jin, there seems to be an invitation toward serene, rustic, and vague memories, as if facing an unrealistic, timeless space. In addition, the later works, overlaying contemporary icons, such as automobiles, with a background of a frame-worked landscape, have expanded the boundary of civilized or humanistic landscapes, where the scenery and sense of time have been fully intertwined.
Hyper-realism
Ju Tae-seok (Forest) and Lee Mok-eul (Still-life) introduce paintings that can be categorized into various kinds of Hyper- realism. The Hyper-realism paintings, mostly apparent among younger artists, were a representative trend in the late 1970s, despite some differences between the works. The trend, having focused on the modernization of materialistic features inherent in specific matter, was noticeably distinguished from both Monochrome, the subsequent Realism of 1980s, as well as from all other trends from the West that were in line with Pop-art. For instance, Ju's paintings, featuring railways, maximized the literal presence of objects from the perspective of short-distance photography. In addition, Ju has compared nature vs. image, or actual nature vs. ideal nature, in the series, Natural Image, since the mid 1980s.
The Trends of Figurative Art
Kim Gu-rim (A mix of photography and painting), Song Jung-deok (Surrealism), and Kwon Yeo-hyun (Parody) all stretch the limits of figurative art. Kim, a pioneer of Korean avant-garde art, practices the process of post-context and re-contextualization through paintings on found photographic images out of varied print media. Song, combining heterogeneous elements at his own will, draws the viewer's attention to illusionistic and unrealistic visions, as if dreaming with free association. In addition, Kwon shows examples of self-appropriation among other various appropriations. He overlaps drawings and paintings on found images or photos that depict himself, close friends, or figures of Joseon Dynasty genre paintings or from Western art history, focusing on the style of contemporary images that are geared towards consumption rather than the production process of the images themselves. Therefore, Kwon's work illuminates the fact that identities are, in actuality, none other than precarious and indiscreet integrations of heterogeneous elements of otherness.
The Trend of Informel and Abstract Expressionism
Yoo Byeong-nyeo (Collage), Kwon Jeong-ho (A mix of calligraphic transformation and social aspects), Jeong Jeom-shik, Lee Myeong-mi, Hwang Ho-seop, Choi Gi-deuk, and Lee Young-ryung are all representative artists of Lyric abstract painting. To begin with, Lee Myeong-mi's canvas, fusing flamboyant color contrast and rhythmical drawings, reminds the viewer of an abstract version of Pop art, accompanied by internal rhymes and rhythmic tones. Jeong Jeom-shik's paintings are noticeable for their complex interplay of materiality, offering a contemplative ambience. Hwang, using a method of dripping paint on canvas, visualizes cosmic visions associated with galaxies of the night sky, while Choi's paintings are remarkable for their composition of color surfaces invested with typical geometric abstract paintings.
The Inherent Characteristics of Ink Painting
Kim Ho-deuk, expressing open-minded and contemplative impressions, makes an attempt at contemporary variation along with a persistent exploration of the inherent characteristics of ink painting. For instance, mainly depicting scenes of nature like waterfalls or valleys, Kim shows his willingness to return to sensational forms composed of a few multi-layered brush strokes, eventually leading to a very minimal number of marks in his latest works. Due to the incessant trials of drawing attention to the interplay between objects, forms, and air, they reveal suggestive traits underlying nature, which are extremely hard to catch and embody. From paintings intensely woven with the duet between the painted and the unpainted, the inherent emptiness of nature is felt, along with a vibrant and energetic sense of breathing. The series of paintings are, so to speak, depicted by intuition and improvisation, exuding a sense of suppressed energy.
The Varied Aspects of Other Forms
In addition to this, Shin Seok-pil (Half-abstracted landscape in harmony with colored surfaces), Jeon Seon-taek (Half-abstracted landscape and forms), Lee Sang-bong, Ryu Jae-ha, Kim Il-hwan, Park Hee-jei, and Lee Jang-woo suggest other varied aspects of forms. Lee Sang bong's paintings, reinterpreting the formal aspects of traditional pictographs or ideographs, generates the archaic atmosphere found in ancient bronze relics or rock paintings. Ryu Jae-ha, as the only video artist in this exhibition, combines monitors showing his video works with found objects or hand-made furniture. The found video images, as a part of a sculptural work, serve as a gate for time travel to the past or the future. For this reason, Ryu materializes his recognition of borders in which both tradition and the present meet and the analogue and the digital become mixed together.
The art circle around Daegu has traditionally shown a strong affinity for figurative art and also played a role as a window into Korean contemporary art in relation to Abstract art, especially influencing Seoul-based artists through a connection with the Monoha school in Japan. The Deagu Contemporary Art Festival, held from 1974 to 1979, worked subsequently as an example for other regional contemporary art events. In addition to the relationship to Landscape painting in representational art, Daegu-based artists have abundant resources that can be called an outpost for the avant-garde in Korean contemporary art. Considering these possibilities, the recent decrease in enthusiasm feels quite disagreeable and we need to come up with some effective suggestions, in order to narrow certain time differences and share the fruits of worldly contemporary art. Hopefully, ART DAEGU 2008 can generate some realistic plans and solutions and help effectively put them into practice.